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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카와 함께 읽는 책 007. 비거닝 『비거닝』 (이라영 외, 동녘, 2020) 23p 나는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해야 하나 고민한다. 이처럼 적당히 넘겨버리고 다시 시도했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을 마주하고 의기소침해졌다가 다시 의욕적으로 내 삶을 실험하기를 반복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인간은 원래, 자연적으로, 생물학적으로 그래도 된다는 믿음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다른 방식의 삶을 계속 시도하는 게 낫지 않을까. 30p 지구의 약 870만 종 중에서 단 한 종을 멱여살리는 데 써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도시나 도로 등 그 한 종을 위한 인프라의 면적은 아직 포함되지도 않는다. 식량 생산을 위해 지구가 통째로 이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90%의 어장이 남획된 바다 얘기는 아직 꺼내지도 않은..
쿼카와 함께 읽는 책 006. 쓰레기 TMI 『쓰레기 TMI』 (한겨레21, 한겨레21, 2021) 24p 최소한 세 차례 기계를 옮겨가며 씻고 또 씻어도 표면의 이물질과 라벨은 단단해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29p 흔히 쓰는 재질이 아니라서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재활용이 어렵더라도 분리배출 표시가 있으면 분리배출하는 게 원칙입니다. 개선책은 정부와 생산자가 마련해야죠. 35p 분리배출된 재활용 가능 자원을 선별가공해 원료를 만드는 기술은 확보했지만, 그 원료를 이용해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기반은 확립하지 못한 상태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가 재활용 제품을 구매할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GR(우수재활용)마크, 환경마크를 인증받은 제품은 의무구매나 우선구매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비싼 값으로 공공기관에 판매될 뿐이다. 특정 재활용..
쿼카와 함께 읽는 책 005. 위장환경주의 『위장환경주의』 (카트린 하르트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2018) 22p 만약 네스프레소를 처음부터 시장에 출시하지 않았다면, 생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정당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물론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듯 지속적으로 발전한 소비 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질문을 아예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요컨대 그와 같은 우려를 반박하려 한다. 그리하여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고, 지나치게 비싼 커피 시스템이 자원을 낭비하고 소농을 착취하는 것이다. 이런 커피 시스템은 생태적 고려를 외면할 뿐 아니라, 심지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후에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33p 시민들은 자신의 경제적 역할을 '소비자'에서 찾은 것 같다. 즉 정치적으로 참여하는 대신 '윤리적 소비'로 자신의 역할을 대체하며 ..
제로웨이스트숍을 열며 simplify, simplify 200여년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 호수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살며 이렇게 써내려갔다.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인간의 생은 생각보다 많은 소비도, 많은 쓰레기도, 많은 음식과 유흥도 필요치 않는다. 나의 욕망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하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가게 한 쪽 벽에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죽은 새의 시체 사진이 붙었다. 새의 눈은 빛을 이미 오래 전 잃어, 그마저도 눈이 있던 자리라는 느낌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사진을 볼 때면, 새의 강렬한 눈빛을 느낀다. 원망? 안타까움? 분노? 아무리 열심히 먹이를 헤매어 먹어도 사라질 길 없던 허기와 고통에 대해 끝내 새는 답을 찾지 못했으리라. 제로웨이스트..
볼 때마다 열받는 부산 동백전 동백전 운영회사가 바뀌었다. 앱도 새로 깔아야하고, 계좌도 새로 연결해야하고 처음에는 그냥 귀찮아서 왜 바꼈을까, 하고 한탄을 했었다. 근데 점점 아니 하던 데가 왜 못 땄을까??? 하는 진지한 고민으로 발전하고야 말았다. 진짜 처음 회사 얼마나 뭐 pt를 말았길래 못 땄지? 그냥 일반적으로, 하던대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겠습니다, 만 돼도 이런 연속성 있는 사업에서 사업체가 바뀔만한 일이 있단 말인가? 동백전 운영 회사들과 단 요~~만큼의 이해관계도 없는 내가 이렇게 울분을 토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새로 바뀌는 과정에서 내가 새로운 동백전 시스템에 깊은 빡침을 느꼈기 때문이다. 새로운 어플의 복잡성도 마음에 안 들고(더 사용하는 부분이 상세하고 섬세해진 것 같지만, 동백전에 누가 그런 기능 바라냐고..
[부산] 비건 베이커리 : SCURE POTAGER 우리집 근처에, 아니 근처라기도 뭣한 바로 앞쪽에 비건 베이커리가 생겼다. 먹고 갈 수 있는 크기는 절대 아니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부산지역에 이렇게 비건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다소 거친 외관 약간 요즘 이런 인테리어가 유행인걸까.. 솔직히 밝히자면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앉아서 먹고갈 것도 아니고 해서 별다른 생각은 안 든다. 다만 몇번 지나다니면서도 친구가 알려주기 전까진 비건베이커리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던 것은 가게입장에서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 노버터, 노에그, 노밀크라는 글자를 찍고 싶었던 건데 거울이라서 내 추레한 몰골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접촉성피부염 치료하러 피부과 갔다오던 길이었는데... 이렇게 모습이 노출될 줄이야...! 궁금했던건 사실 스..
[서울] 일회용품 없는 카페 : 보틀팩토리 오늘 소개한 가게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일회용품 없는 가게 보틀팩토리다. 원래 나의 계획은 보틀팩토리를 가려던 것이 아니옵고... S가 나한테 치약을 사다줬던 제로웨이스트샵 모호스페이스를 가려던 것이었다. 모호스페이스 방문하려면 먼저 인스타로 디엠 보내보라길래 오키..! 하고 인스타 디엠을 보냈는데 하필 다음날 채우장 참가해야 하셔서 가게 영업을 안하신다는 것이다..(충격..!) 그래 그렇다면 지긋지긋하게 채우장으로 따라가주지! 하면서 검색해보니 채우장 바로 옆이 보틀팩토리였던 것! 그렇게 겸사겸사 방문한 곳이었지만 뭐랄까, 간만에 너무너무 좋은 공간을 방문해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은 곳이어서 꼭 소개하고 싶었다. 원래 목표였던 채우장 가는길은 이렇게 큼지막하게 표시되어 있다. 내눈엔 썩 ..
쿼카와 함께 읽는 책 004.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여성환경연대, 시금치, 2016) 10p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삶'에 대한 기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해지고 있다. 그 행복이 물질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행복을 유예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포스트 개발 시대'의 행복은 자연과 인간 모두의 '삶'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며, 이것은 삶의 좌표를 이동하는 '혁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167p 과연 생명이 사라지더라도 화폐 가치가 상승했으니 우리는 발전했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화폐 가치로만 측정되는 GDP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거기에는 삶의 문화와 다양성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175p 에코페미니즘은 바로 이러한 타자화된 소수들을 ..